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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시작하는 SKT, 영상 품은 쿠팡…‘탈업종 무한경쟁’ 시대 열렸다

제시처럼 2021. 1. 5.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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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구 시작하는 SKT, 영상 품은 쿠팡…‘탈업종 무한경쟁’ 시대 열렸다

입력2021.01.04. 오후 5:45

 

 수정2021.01.04. 오후 6:01

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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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통신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SK텔레콤은 올해 자회사 11번가를 통해 해외 직구(직접 구매) 시장을 확대한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과 손잡았다. 거꾸로 국내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쿠팡은 지난해 말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인 쿠팡 플레이를 출시했다. SK텔레콤은 쿠팡이 주력으로 하는 전자상거래 영역을, 쿠팡은 SK텔레콤의 OTT 사업 영역을 서로 침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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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출범한 SK텔레콤 자회사 티맵모빌리티는 올해 상반기 우버와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택시호출ㆍ대리운전ㆍ주차 분야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사진 SK텔레콤]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가 몸집 불리기에 나서면서 업종 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다. 기업 간 합종연횡이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때로는 제휴·협력 관계로, 때로는 경쟁 구도로 ‘관계’가 시시각각 변화하고 있다. 전문가는 올해 이들 기업에서 기존의 업종 장벽을 허무는 ‘크로스 확장’이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SKT 최대 경쟁자로 떠오른 카카오·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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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장벽 무너진 국내 ICT 업계.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대표적인 관계가 SK텔레콤과 카카오의 관계다. 두 회사는 카카오의 음악 플랫폼인 ‘멜론’으로 오랜 기간 제휴 관계를 형성했지만 SK텔레콤이 자체 음악 플랫폼인 ‘플로’를 내놓으면서 경쟁 관계로 변했다. OTTㆍ내비게이션ㆍ인공지능(AI) 등 대부분의 사업 영역이 겹치면서 ‘SK텔레콤의 최대 경쟁자는 카카오’란 말까지 나왔다.

그러다 2019 10월 두 회사는 3000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는 형태의 ‘혈맹’을 맺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말엔 삼성전자ㆍ카카오와 손잡고 K-AI 개발 협의체를 구성했다. 이와 동시에 티맵모빌리티를 분사해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업체인 우버와의 협력 방안을 발표했다. 우버와 올해 상반기 중으로 협력회사를 만들어 국내 택시 호출 사업을 시작한다는 내용이다. 사업이 본격화하면 티맵모빌리티는 카카오T의 최대 경쟁자로 부상하게 된다. 적인지 동지인지 경계가 모호해지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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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플레이 로고

최근엔 쿠팡도 이런 복잡한 구도에 발을 들여놓았다. SK텔레콤은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지분참여 약정을 맺은 뒤 올해부터 자회사인 11번가를 통해 아마존의 상품을 판매하겠다고 발표했다. 쿠팡은 이와는 대조적인 행보다. 지난달 멤버십 가입자에게 월 2900원을 내면 로켓배송과 OTT를 제공하는 ‘쿠팡 플레이’를 선보였다. 여기에 실시간 방송을 통해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브 커머스인 ‘쿠팡 라이브’가 곧 출시된다. 라이브 커머스는 네이버 쇼핑 라이브ㆍ카카오 쇼핑 라이브가 선두그룹을 형성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KT가 ‘시즌’을 출시하면서 도전장을 내민 시장이다.

금융·배달까지 경쟁 영역 확대 전망

국내 ICT 기업의 ‘탈(脫)업종’ 경향은 올해 내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들 사업자는 대부분 자체 결제 시스템을 갖추고 금융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뱅크ㆍK뱅크뿐 아니라 네이버 파이낸셜ㆍ카카오페이 등이 이미 시장에 진출해 있고, 최근에는 전자서명 시장에서 이동통신 3사(‘패스’)와 네이버ㆍ카카오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여기에 배달앱인 ‘요기요’까지 매물로 나올 예정이어서 어떤 ICT 기업이 요기요를 인수하느냐에 따라 배달 플랫폼 영역까지 전선이 넓어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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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 매물로 나올 예정인 국내 2위 배달앱 '요기요'. 연합뉴스.

이처럼 전방위적으로 각축전이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전문가들은 ‘네트워크 효과’를 꼽는다. 네트워크 효과(멧커프의 법칙)란 네트워크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공급비용은 줄어든 데 비해 그 가치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것을 뜻한다. 오린아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네트워크 효과를 위해 플랫폼 사업자가 사업을 무한대로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궁극적으로는 구독 경제로 가기 위한 포석이란 분석도 나온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독 비즈니스는 플랫폼 내에서 모든 것을 제공해 소비자를 플랫폼 안에 가두는 ‘록인(자물쇠) 효과’가 가장 큰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ICT 기업이 다양한 영역에 진출한 뒤 소비자 입맛에 맞는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라고 분석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